결심

비참한 상태로부터 몸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원하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면 수월할 것이다. 나는 안락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테이블 주위를 돌아다니고, 머리와 목을 움직이고, 눈을 빛내며, 눈언저리 근육을 긴장시킨다. 모든 감정을 억제할 것이다. A가 지금 온다면 그에게 열렬하게 인사하고, 내 방에서는 B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친절하게 대할 것이며, C의 집에서는 고통스럽고 수고스럽더라도 숨을 길게 내쉬면서 거기서 이야기되는 모든 것을 마음속으로 삼킬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꼭 생기게 마련인 실수로 인하여 이 모두가, 쉬운 것도 어려운 것도 중단될 것이고, 결국 나는 다시 원상태로 되돌아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러므로 결국 모든 것을 참고 견딜 수 있는 최상의 방책이란 스스로 둔중한 덩어리처럼 행동하고, 그래도 날아갈 것 같은 느낌이 들 때에는 불필요한 걸음은 한 발자국도 떼지 말며, 다른 사람을 짐승의 눈길로 바라보고, 결코 후회를 남기지 말며, 요컨대 인생에서 아직 유령과 같은 존재로 남아 있는 것은 자신의 손으로 억눌러버릴 것이며, 다시 말해서 무덤 속의 최후의 안식을 더욱 늘리고, 그 이외에는 어느것도 더 이상 존속시키지 않는 것뿐이다.
그러한 상태의 특징적인 행동은, 새끼손가락으로 눈썹 위를 쓰다듬는 것이다.

F.Kafka, 돌연한 춮발;카프카 전집 1권,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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