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공을 쥐면, 내손은 매우 차가워진다. 마음이 가라앉는다. 다시 앞을 바라보면 가슴은 뜨거워지고 머리는 차가워진다. 타인의 숨결, 내 이마의 땀방울. 그 어떤 경험도 이 터질 것 같은 가슴을 대신할 수는 없다. 머리칼을 스치는 바람, 타인의 땀방울, 뜨거운 농구공이 그물을 가르는 소리. 아무 것도 없는 내게 농구는 무언가를 내주었다. 나만의 힘으로 절대 가질 수 없는, 하지만 반드시 내 힘으로만 따라잡을 수 있는.
언제나 봄이 오면 농구공을 바라보며, 새 신발을 마련하며 가슴이 뜨거워졌다. 공을 두드리며 마음을 다스리고 손끝을 빠져나가는 공을 바라보며 나는 나 이상의 무언가가 되고 싶었다. 터질 것 같은 폐로 공기를 들이마시며, 근육을 조여오는 긴장. 질 수 없는 마음. 집중할 수 있는 무엇. 패배에 대한 증오. 승리에 대한 집착. 아무 것도 아닌 것들에 대한 두려움.
공을 쓰다듬는 손 끝의 감각. 등을 적시는 뜨거운 땀. 신발을 달구는 코트 위의 열기. 그물을 가르는 내 열정. 움직일 수 있음. 공기를 제치고 나가는 내 근육의 팽팽함.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던 순간들, 그 순간을 모두 불태워버리는 무거운 파열음. 공기의 낮은 소리. 땅 위의 무거운 울림
이제 다시는 농구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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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shed:
- Sunday, April 8th, 2007 at 10:28 pm
- This work is licensed under a Creative Commons Attribution-NonCommercial-ShareAlike 2.0 Korea.
- Author:
- Yonggeun
- Category:
- tas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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