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ruary 25, 2004

엄마

그렇게 예쁜 엄마가 나를 두고 달아날까 봐 나는 가끔 걱정스러웠다. 어떤 때는 엄마가 나의 정말 엄마가 아닌가 걱정스러운 때도 있었다. 엄마가 나를 버리고 달아나면 어쩌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때 엄마는 세번이나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게 영영 가버릴 것을 왜 세번이나 고개를 흔들었는지 지금도 나는 알 수가 없다.

피천득, '인연' 중에서

나이를 먹는다는 건, 자꾸 헤어진다는 것.
매일 보던 사람의 얼굴을 책장 위 사진첩에 끼워넣으며 한숨 짓는 것.
그렇게 사람과 추억 모두에게서 멀어지는 것.
더 많은 사람 속에서 더욱 외로워지는 것.

Posted by vizualizer at 04:42 AM | Comments (2) | Track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