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의 문화생활을 위해 새로운 웹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하게되었다. 회원제로 운영하는 사이트는 워낙에 거부감이 많기 때문에 아예 들어가는 것 자체를 꺼리지만 제공하는 서비스 자체가 워낙 관심을 끄는 것이어서 주저없이 회원 가입 버튼을 눌렀다.(성인사이트가 아님을 분명히 밝혀두겠다.)
그리고, 비밀번호 분실을 대비해 본인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질문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질문이 있었다.
이것들이 장난 하나? ㅡ,.ㅡa
어머님이 정성들여 해주시는 음식 가운데 먹기 싫은 음식이 있을 수 있다니. 쳇 배부른 소리들 하고 있다. 내가 하루 일과 중에 가장 아까워 하는 시간이 음식을 하는 시간이다. 자취를 해보지 않은 사람이거나 요리에 취미를 붙인 사람은 절대 이해할 수 없겠지만 사실이다.
소액의 지폐 몇 장이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끼니를 위해 재료를 준비하고 쌀을 씻으며 요리를 하는 시간은 백수, 자취생에게는 굉장히 아까운 시간이다. 이런 제길헐 저녁 시간이 다가온다. 또 밥을 해야 한다.
아마 위의 질문을 만든 사람은 절대 자취생이 아닐 것이다.
자취생으로서는 상상도 할 없는 질문이니까. 타인을 위해 정성을 들여 음식을 만드는 행위는 정말로 숭고하고 사랑스러우며 위대한 일이다. 그 음식을 앞에 두고 먹기 싫다느니 맛이 없다느니 타박을 하는 것은 만든 사람의 정성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유치한 행동이다.
아직도 집에서 누군가 자신을 위해 음식을 해준다면, 그런 일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당신을 위해 식탁 위에 올라오는 쌀과 김치는 단순히 음식이 아니다. 그건 사랑이다. 설혹 당신을 위해 음식을 만든 이가 그 사실을 극구 부인한다고 해도 그건 어쩔 수 없는 진리다.
사랑이 없는 요리라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제 쌀 씻으러 가야겠다.
PS 그렇담 혼자 해먹는 밥은 왜 그렇게 하기가 싫은 걸까? 나는 자기애를 부정하는 사람이었던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