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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대형 사진 인화물이 종로와 강남의 극장 주변을 점령하기 시작하고난 뒤, 단성사가 잠시 문을 닫고 피카디리가 새단장을 위해 회색 두건을 쓰고 있기 시작한 그 즈음부터 우리는, 손맛이 들어간 영화의 옥외 광고판을 잃어버리기 시작했다.
새로 등장한 실사 위주의 대형 출력물이 명백히 포토-몽타쥬의 방계자손이라면, 손으로 그린 대형 회화(!)는 팝아트와 인상주의, 상업 미술 사이를 갈 지(之)자 모양으로 헤매고 다니는 불운한 취객이다.
컴퓨터를 이용한 이미지의 대량 복사가 가능해지고 다양한 매체로의 전이가 순두부 가르듯 손쉬워지면서 사진은 생명력을 잃어갔고 회화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박물관과 골돌품 가게를 찾아 다녔다.
인도의 영화 포스터는 새로운 발견이다.
이미지의 대량 복제 시대, 변방에서 만나는 기이한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