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ff Russell's STARSHIP DIMENSIONS
이런 건 원래 일본애들이 자주 하는 짓이지만 서양 애들 가운데에도 이런 짓을 하긴 하나보다. 유명한 우주선의 크기를 1:1로 몽창 비교해 놓은 곳인데, 나름 크다고 생각되던 death star나 마크로스의 여러 우주선들을 마티즈급으로 만들어버리는 해괴한 녀석들이 수두룩하다. 일단 가보시라.
Airtight News > Blog Archive > Floating Logos 에서 참조.
사진을 찍는 Matt Siber란 사람의 작업. 자주 보는 거리의 상표, 기호에서 글자를 벗겨내면 어떤 모습일까? 영화 매트릭스에서 보았던 무미건조한 현실이 아닐까? 그런 질문에 대한 우울한 증거.
당연히 글자가 존재해야 할 곳에 아무 것도 없을 때 느끼는 공황은 생각외로 크다. 정보가 과다하게 산재할 때와 마찬가지로 정보가 극도로 빈약해졌을 때에도 우리는 매우 당황하게 된다. 그런 상상에 대한 즐거운 대답. 글자가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 시가지를 보며 전쟁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floating logos, 실제로 우리 주변으로는 수많은 로고가 떠다니고 있다. 하지만 그 말을 그대로 사진으로 보게 된다면? 허공 높은 곳에서 앙각으로 보아야 겨우 존재를 알 수 있는 기하학적 구조물. 넓은 프레임 안에서 굽어보듯 우리 주위를 떠다니는 색색의 로고들은 우리 주변에 떠다닌다기 보다 우리를 감시하고 지배하는 것은 아닐까?
기분 나쁜 상상이 눈 앞에 펼쳐질 때의 당황스러움.
?
또 드라마를 보고 울었다. 한 3년 전부터 자주 있는 일이지만 역시 울 때마다 가슴은 아프고 또 아프다. 흔하디 흔하게 심장을 도려낸다는 말이 쓰이지만 정말로 심장을 도려내는 광경을 1초만 머리속으로 생각하여 본다면 그 말이 가지는 아픔의 크기를 천분의 일 정도는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를 보며 우는 일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행복한 장면에서 울 수도 있고 슬픈 장면에서 울 수도 있다. 하지만 웃기는, 정말 유쾌하게 박장대소를 해야만 하는 장면에서 눈물이 핑 돌기 시작하면 스스로에 대한 실망과 비웃음을 피할 수가 없다.
어쩌면 엉엉 울어야 했을 어느 순간을, 그 지옥같은 순간을 못된 고등학생처럼 참고 또 참아서 이런 벌을 받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ö
집에 또 다시 마실 물이 떨어졌기에 녹차를 끓였다. 콜라나 우유, 탄산음료와 같은 종류는 내 집에서 그다지 환영받지 못한다. 찬 계절이 지났으므로 녹차를 더욱 자주 끓여야 한다는 점이 아쉽다면 아쉬운 일이랄까.
얼마 전에도 녹차를 끓이다 주전자를 보기 좋게 태워먹었지만 혼자 사는 사람이 대부분 그러하듯, 쓸데 없는 지출을 피하기 위해 전쟁터에서 갖 주워온듯한 그 녀석을 그대로 쓰고 있다. 생각해보면 주전자가 집에 3개나 있지만 너무 크거나, 너무 멋만 부린 녀석들이기에 제대로 쓰는 녀석은 하나 뿐이다. 비록 까맣게 타버리긴 했지만 물이 새지는 않으니 딱히 바꿔야할 이유도 없다. 나는 오히려 차와 커피가 더 맛있어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바보같은 기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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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만나지 못한 사람이 있다. 너무 자주 만나는 사람도 있다. 만나고 싶으나 다시는 만나지 못할 사람도 있다. 헤어지지 말았어야 할 사람도 있었다.
þ
많은 사람들은 앞날에 무엇이 있을지 알지 못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간혹 앞날을 알고 있다는 사람을 만나기도 하지만 그런 건 좀 징그럽다. 그렇다고 또 미워할 마음이 생기지는 않는다. 세상에는 신기한 것이 많고, 사람은 그 가운데 가장 신기하기 때문이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내 마음을 믿지 못하는 것 뿐이다. 내 마음을 믿지 못 하고 내 마음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그것이 가장 애닯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