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03, 2004

사필귀정

영화 <올드보이>에는 최민식이 '사필귀정' 이라는 제목의 큼지막한 노트에 자신이 살아오며 저지른 모든 잘못을 적는 부분이 있다.
19살이 되면서 가장 처음 결심한 일이 "후회하지 말자" 였다. 막 살자는 말이 아니라 후회하지 않을만큼 요령껏 잘 살자라는 생각이었건만.



자꾸 짐만 늘어나는구나.
가죽부대에 잔뜩 채워진 싸구려 순대같은 인생이라니.
옛날엔 내가 정말 잘난 줄 알았는데.
요즘엔 내가 머리를 달고 다닌다는 것조차 미안하다.
누구한테 해부학 실습재료로 선물하는 게 가장 쓸모 있는 일이지 싶다.

Posted by vizualizer at 03:24 AM | Comments (0) | TrackBack